도라지무침 쓴맛 빼는 법, 물에 오래 담그면 오히려 망칩니다

시장에서 채소를 오랫동안 팔다 보면 명절마다 꼭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도라지 어떻게 무쳐야 안 써요?" 처음엔 파는 사람이 요리까지 알아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단골 손님 한 분이 "작년에 알려주신 대로 했더니 맛있었어요" 하시던 날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맛있게 드셔야 다시 사러 오신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도라지무침 완성 모습과 굵은소금으로 도라지 쓴맛 빼는 손질 과정, 흙 묻은 통도라지


도라지무침 재료와 양념 (4인분)

재료

  • 통도라지 또는 깐도라지 300g
  • 굵은소금 1큰술 (쓴맛 빼기용)
  • 쪽파 2~3줄기 (없으면 생략)
  • 통깨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양념

  • 고춧가루 2큰술
  • 고추장 1큰술
  • 식초 3큰술
  • 설탕 1큰술
  • 매실액 1큰술 (없으면 올리고당)
  • 다진 마늘 반 큰술
  • 소금 약간

도라지 쓴맛 빼는 법, 제가 틀렸던 방법부터 말씀드립니다

저도 처음엔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쓴맛을 빼려면 물에 오래 담가 두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찢은 도라지를 찬물에 반나절씩 두었는데, 결과는 엉망이었습니다. 쓴맛은 빠졌지만 도라지가 흐물흐물해졌고, 무쳐 놓으니 씹는 맛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식구들이 "이게 도라지야, 무야?" 하고 웃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 방법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핵심은 오래 담그기가 아니라 소금으로 세게 주무르기입니다. 찢은 도라지에 굵은소금을 넣고 빨래하듯 바락바락 주무르면 뽀얀 거품이 올라옵니다. 거품이 충분히 나면 찬물에 서너 번 헹구고, 찬물에는 10~15분만 담갔다가 건지면 됩니다.

20~30분 넘게 담가 두라는 글도 많지만, 제가 해 보니 그렇게 하면 도라지 향까지 같이 빠져 버립니다. 도라지는 원래 살짝 쌉싸름한 맛에 먹는 나물입니다. 그 맛이 다 사라지면 굳이 도라지로 무칠 이유가 없습니다.

건진 도라지는 물기를 꼭 꽉 짜야 합니다. 한번은 대충 털어서 무쳤다가, 한두 시간 뒤에 접시 바닥에 빨간 물이 흥건하게 고인 적이 있습니다. 차례상에 올리기도 민망했지요. 그 뒤로는 두 손으로 힘주어 눌러 짜는 데 가장 공을 들입니다.

통도라지 손질법, 손은 가도 맛이 다릅니다

시장에서 손님들께 늘 드리던 말씀이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통도라지로 해 보세요." 깐도라지가 편하긴 하지만, 물에 오래 담겨 있던 경우가 많아서 향이 많이 빠져 있습니다. 같은 양념을 써도 통도라지로 무친 것이 훨씬 진한 맛이 납니다.

손으로 결대로 찢으면 겉이 살짝 거칠어져서 칼로 반듯하게 썬 것보다 양념이 잘 뱁니다. 손질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솔로 흙을 씻어내고 윗부분(머리)을 잘라냅니다.
  2. 세로로 칼집을 한 줄 넣고 돌려가며 껍질을 벗깁니다.
  3. 얇게 썬 뒤 손으로 가늘게 찢습니다.
  4. 5cm 정도 길이로 자릅니다.
  5. 굵은소금으로 거품이 날 때까지 주무르고, 찬물에 헹군 뒤 10~15분만 담갔다가 건집니다.
  6. 두 손으로 꽉 짜서 물기를 최대한 뺍니다.

깐도라지를 쓰실 때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같은 크기로 찢으면 됩니다. 이미 물을 많이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물기 짜기에 더 신경 써 주세요.

도라지무침 양념, 처음엔 적게 넣고 맛을 보세요

인터넷 레시피를 보면 설탕, 올리고당, 식초를 아주 많이 넣는 것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먹어 보니 도라지 맛보다 양념 맛만 강하게 남았습니다. 애써 통도라지를 손질한 보람이 없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위에 적은 양념도 처음부터 다 넣지 말고 조금 덜 넣은 뒤, 맛을 보면서 더하시길 권합니다. 특히 식초와 설탕은 넣기는 쉬워도 빼기는 어렵습니다.

무치는 순서도 중요합니다.

  1. 물기 짠 도라지에 고춧가루를 먼저 넣고 버무려 붉은 색을 입힙니다.
  2. 고추장, 식초, 설탕, 매실액, 다진 마늘을 넣고 조물조물 무칩니다.
  3. 간을 보고 부족하면 소금이나 식초로 맞춥니다.
  4. 마지막에 송송 썬 쪽파, 참기름, 통깨를 넣고 가볍게 섞습니다.

고추장이나 식초처럼 물기 있는 양념을 먼저 넣으면 도라지 겉이 먼저 젖어서 고춧가루 색이 잘 안 붙습니다. 고춧가루부터 넣으면 색이 훨씬 곱게 나옵니다.

오이를 어슷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함께 무치면 도라지오이무침이 됩니다. 이때는 오이에서도 물이 나오니 도라지 물기를 더 꼼꼼히 짜 주세요.

보관법과 명절에 무치는 때

다 무친 도라지무침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두고, 2~3일 안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도라지에서 물이 계속 나와 식감이 물러집니다. 차례상에 올리실 거라면 전날 저녁이나 당일 아침에 무치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라지 쓴맛은 물에 얼마나 담가야 빠지나요?

A. 오래 담글수록 좋은 게 아닙니다. 굵은소금으로 거품이 날 때까지 세게 주무른 뒤 찬물에 서너 번 헹구고, 10~15분만 담갔다가 건지세요. 그보다 오래 두면 향과 아삭함까지 빠집니다.

Q. 깐도라지와 통도라지, 어떤 게 더 맛있나요?

A. 손이 조금 가더라도 통도라지가 향이 훨씬 진합니다. 깐도라지는 물에 오래 담겨 있던 경우가 많아 향이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Q. 도라지무침에 물이 생기는 이유가 뭔가요?

A. 물기를 충분히 짜지 않고 무치면 시간이 지나면서 접시 바닥에 빨간 물이 고입니다. 두 손으로 꽉 눌러 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도라지오이무침은 어떻게 만드나요?

A. 오이를 어슷썰어 굵은소금에 10분쯤 절인 뒤 물기를 꽉 짜서 도라지와 함께 무치면 됩니다. 오이에서 물이 많이 나오니 도라지 물기도 평소보다 더 꼼꼼히 빼 주세요.

Q. 도라지무침은 얼마나 보관할 수 있나요?

A.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2~3일 안에 드세요. 날이 지날수록 물이 생기고 식감이 물러집니다.

마무리

추석이 가까워지면 시장에서 도라지가 제일 먼저 동이 납니다. 그만큼 많이 찾는 나물이지만, 맛있게 무치는 방법을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금으로 주무르기, 물기 꽉 짜기, 고춧가루 먼저 넣기.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시장에서 팔던 것 못지않은 도라지무침이 나옵니다. 전 부치다 지칠 때, 쉬어 가는 마음으로 한번 만들어 보세요.

참고: 만개의레시피 - 도라지무침 맛있게 무치는 법 / 만개의레시피 - 새콤달콤 도라지오이무침 레시피 / 우리의식탁 - 도라지오이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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