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조림은 물엿 넣는 타이밍이 전부입니다
연근조림을 처음 만들어보고 실망한 분들이 꽤 많습니다. 재료도 똑같이 샀고, 분량도 맞췄는데 결과물이 흐물흐물하거나 양념이 타버렸다는 후기가 적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처음 따라 했을 때 젓가락으로 집으면 부서지는 연근조림이 나왔고, 그때부터 어머니한테 몇 번을 물어봤습니다. 실패의 원인은 분량이 아니라 순서에 있었습니다.
연근조림, 어떤 재료를 어떻게 준비하는가
기본 구성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연근 300g 기준으로 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물엿 1큰술, 물 1컵, 식용유 약간, 참기름 1/2작은술, 통깨 약간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데칠 때 쓸 식초 1큰술을 따로 챙겨야 합니다. 분량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시장에서 일하던 시절, 가을마다 연근이 상자째 들어왔습니다. 팔다 남은 것들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가 항상 조림을 하셨는데, 그때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연근은 굵기를 보고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림용으로는 너무 굵은 것보다 중간 굵기가 낫습니다. 굵은 연근을 썰면 가운데 구멍이 지나치게 커집니다. 이 구멍이 너무 크면 양념이 고이고 씹는 감이 퍽퍽해집니다. 손님들이 "조림용으로 뭐가 좋냐"고 물으면 저는 늘 중간 굵기로 골라드렸습니다. 연근 자체를 고르는 요령은 이렇게 흙 묻은 연근이 진짜입니다 글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손질 순서도 중요합니다. 껍질을 벗긴 순간부터 색이 거뭇해지기 시작합니다. 잘린 자리가 공기에 닿으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썰자마자 식초를 푼 찬물에 바로 담가야 합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하얗게 살아 있어야 할 연근이 누렇게 뜹니다. 마트에서 파는 연근조림 반찬이 색이 탁해 보이는 경우, 대부분 이 과정이 생략됐거나 부실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데치는 시간이 식감을 결정한다
데치는 단계는 연근조림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과정입니다. 많은 레시피가 "떫은맛을 빼기 위해 데친다"고만 써놓는데, 정작 몇 분이 적당한지는 잘 안 알려줍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시간이 1~2분만 달라져도 결과물 식감이 완전히 바뀝니다.
데치는 물에는 식초 1큰술을 넣습니다. 식초를 넣으면 연근 색이 누렇게 변하는 걸 잡아주고 하얗게 고정시켜줍니다. 물이 끓은 뒤 연근을 넣고 3분에서 5분, 저는 이 범위를 절대 넘기지 않습니다. 5분을 넘기는 순간 조직이 물러지기 시작합니다. 데친 뒤에는 찬물에 한 번 헹구는 것도 중요합니다. 건져놓기만 하면 남은 열로 계속 익기 때문에, 찬물에 담가 그걸 바로 끊어줘야 합니다.
연근이 아삭한 건 속 조직이 단단하게 짜여 있기 때문인데, 이 조직은 뜨거운 물에 오래 두면 풀어집니다. 그래서 데치는 시간을 5분 안으로 잡는 겁니다. 떫은맛은 빼되 아삭함은 남기는 지점이 딱 거기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물엿 넣는 시점, 이게 전부다
어머니 연근조림과 제 연근조림의 차이는 딱 하나였습니다. 물엿을 언제 넣느냐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간장, 설탕, 물엿을 한꺼번에 넣고 졸였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물엿이 오래 끓으면서 눌어붙고, 색만 시커메지면서 딱딱하게 굳거나 타버립니다.
올바른 순서는 이렇습니다.
-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데친 연근을 1~2분 먼저 볶는다.
- 간장, 설탕, 물을 넣고 센 불에서 한 번 끓인다.
- 중불로 줄이고 뚜껑을 열어둔 채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졸인다.
- 국물이 거의 다 졸아들었을 때 물엿을 넣고 1분만 더 졸인다.
- 불을 끄고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뚜껑을 열고 졸여야 한다는 것도 포인트입니다. 뚜껑을 닫으면 김이 빠져나가지 못해서 국물이 자작하게 줄지 않습니다. 반드시 열어두고 졸여야 양념이 제대로 뱁니다. 물엿을 마지막에 넣으면 윤기가 살면서 식감도 아삭하게 유지됩니다. 이걸 처음부터 넣으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정말 그랬습니다. 한번 딱딱하게 굳어버린 조림은 다시 물을 붓고 불려봐도 처음 식감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떫은맛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연근에는 원래 떫은 기운이 있는데, 이게 제대로 빠지지 않으면 아무리 양념을 잘해도 뒷맛이 텁텁합니다. 데치는 물에 식초를 넣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색을 잡아주는 동시에 떫은맛을 빼주는 역할을 합니다.
완성 후 보관과 맛이 드는 시간
연근조림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4~5일은 넉넉히 먹을 수 있습니다. 저희 집은 늘 넉넉히 만들어두고 며칠씩 꺼내 먹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만든 날보다 하루 지난 다음 날이 더 맛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뜨거울 때는 양념이 겉에만 붙어 있다가, 식으면서 천천히 속으로 스며듭니다. 그래서 하루 묵힌 연근조림이 속까지 양념이 배어 맛이 깊습니다. 어머니가 늘 "연근조림은 식어야 완성된다"고 하셨는데, 오래 해보시면서 몸으로 아신 얘기였던 것 같습니다.
보관 시 주의할 점은 국물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졸이면 안 된다는 겁니다. 국물이 아주 조금이라도 남아 있어야 보관하는 동안 연근이 마르지 않고 촉촉하게 유지됩니다. 완전히 졸여버리면 이틀째부터 퍽퍽해집니다. 제철인 가을에서 겨울 사이 연근으로 만들면 이 부분에서도 유리합니다. 봄이나 여름 연근보다 아삭함이 훨씬 오래 갑니다. 같은 뿌리채소를 오래 두고 먹는 방법으로는 편강은 마지막 5분이 전부입니다 글도 참고하실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연근조림이 흐물흐물하게 됐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A.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데치는 시간이 5분을 넘었거나, 졸이는 과정에서 너무 오래 가열한 경우입니다. 연근의 아삭한 식감은 속 조직이 단단해서 나오는 건데, 열에 오래 두면 그 조직이 풀어집니다. 데치는 시간을 3~5분으로 지키고, 졸일 때도 국물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에 불을 끄는 게 핵심입니다.
Q. 물엿을 처음부터 넣으면 왜 안 되나요?
A. 물엿이 오래 끓으면 눌어붙으면서 타거나 딱딱하게 굳습니다. 한 번 이 상태가 되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국물이 거의 다 졸아들었을 때 마지막으로 넣고 1분 정도만 가열해야 윤기가 나면서 식감도 살아납니다.
Q. 연근 껍질을 벗긴 뒤 금방 까매지는데 어떻게 하나요?
A. 껍질을 벗기는 즉시 식초를 푼 찬물에 담가야 합니다. 공기에 닿는 순간부터 색이 변하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개를 손질할 경우 먼저 벗긴 것부터 물에 넣어두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데칠 때도 물에 식초 1큰술을 넣으면 색이 하얗게 유지됩니다.
Q. 조림용 연근은 어떤 걸 골라야 하나요?
A. 중간 굵기가 가장 적합합니다. 너무 굵으면 단면의 구멍이 커져서 씹는 감이 퍽퍽하고 양념이 고입니다. 표면에 흠집이 없고 묵직한 것을 고르시면 됩니다. 가을에서 겨울 사이가 제철이라 이 시기 연근이 아삭함이 오래 유지됩니다.
Q. 연근조림을 냉동 보관할 수 있나요?
A. 가능은 하지만 권장하지 않습니다. 냉동했다가 녹이면 물이 빠져나오면서 식감이 물러집니다. 연근조림은 식감이 생명인 반찬이라 냉동보다는 냉장 보관 후 4~5일 안에 드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연근조림은 만들기 쉬운 반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아삭함을 살리려면 데치는 시간과 물엿 넣는 시점, 두 가지를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분량은 조금 달라도 먹을 만하지만 순서가 틀리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처음 도전하신다면 시계를 옆에 두고 데치는 시간을 정확히 재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하루 정도 냉장고에 두면 양념이 속까지 배어 훨씬 맛이 깊어지니, 넉넉히 만들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참고: 만개의레시피 - 연근 손질 및 조리법 / 우리의식탁 - 연근 보관법 키친가이드 / 램프쿡 - 연근 손질법·활용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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