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린 홍시 만드는 법, 터진 연시는 버리지 말고 얼리세요
껍질이 살짝 터진 연시, 너무 물러서 손대기 겁나는 연시. 이런 건 보통 버리게 됩니다. 저도 장사할 때 그런 물건은 싸게 넘기거나, 그래도 안 나가면 결국 버렸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한번 얼려 먹어 보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꽁꽁 언 홍시를 숟가락으로 떠먹으면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오히려 멀쩡한 연시보다 이게 더 맛있다는 분도 있을 정도입니다.
얼리기 좋은 홍시, 이런 걸 고르세요
얼린 홍시는 잘 익은 것일수록 맛있습니다. 덜 익어서 떫은 연시는 얼려도 떫은맛이 그대로 남으니, 손끝으로 눌렀을 때 물컹하게 들어갈 만큼 익은 것을 쓰세요. 껍질이 조금 터진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이런 건 얼리지 말고 버리세요.
- 시큼한 냄새나 술 냄새가 나는 것
- 터진 곳에 하얗거나 푸른 곰팡이가 보이는 것
- 즙이 흘러 오래 방치돼 끈적하게 마른 것
얼린다고 상한 게 다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터진 연시는 발견한 날 바로 얼리는 게 제일 좋습니다.
얼린 홍시 만드는 법
준비물: 잘 익은 연시(홍시), 지퍼팩이나 비닐봉지, 쟁반 또는 반찬통
- 겉 닦기 — 물에 씻으면 물러진 연시가 더 터질 수 있으니, 젖은 행주나 키친타월로 겉을 살살 닦아줍니다. 꼭지 주변 먼지도 닦아주세요.
- 하나씩 담기 — 연시를 하나씩 지퍼팩이나 비닐봉지에 넣습니다. 여러 개를 한 봉지에 넣으면 얼면서 서로 들러붙고, 먹을 때 떼어내기 힘듭니다.
- 꼭지를 아래로 — 쟁반이나 반찬통에 꼭지가 아래로 가게 세워 담습니다. 감은 꼭지 쪽이 가장 단단해서 모양이 덜 뭉개집니다.
- 냉동실에 넣기 — 반나절 이상, 넉넉히 하룻밤 얼립니다. 다 얼면 쟁반을 빼고 봉지째 냉동실 한쪽에 모아두면 자리도 덜 차지합니다.
터진 연시는 껍질째 얼리기 어려우니, 숟가락으로 속만 떠서 지퍼팩에 담고 평평하게 펴서 얼리세요. 이렇게 얼린 건 먹을 때 봉지째 손으로 주물러 부수면 셔벗처럼 됩니다.
맛있게 먹는 법과 보관
꽁꽁 언 홍시는 바로 먹으면 숟가락이 안 들어갑니다. 실온에 10~15분 꺼내 두었다가, 꼭지 쪽을 칼로 잘라내고 숟가락으로 떠드세요. 겉이 살짝 녹고 속은 아직 사각할 때가 가장 맛있습니다. 껍질은 반쯤 녹으면 손으로도 쉽게 벗겨집니다.
평평하게 얼린 홍시 셔벗은 요거트 위에 올리거나, 우유와 함께 믹서에 갈면 홍시 스무디가 됩니다. 설탕을 따로 넣지 않아도 충분히 달아서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습니다.
연시 사 가시는 손님들께 저는 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남으면 봉지에 하나씩 넣어서 냉동실에 얼려 두세요. 내년 여름에도 드실 수 있어요." 실제로 가을에 넣어둔 홍시를 한여름에 꺼내 먹으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다만 냉동실 냄새가 배지 않도록 봉지를 두 겹으로 싸 두시는 게 좋고, 한 번 녹인 것은 다시 얼리지 마세요.
참고로 연시 산지로 유명한 청도에서도 이렇게 얼린 홍시를 따로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검증된 먹는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덜 익은 연시도 얼려도 되나요?
A. 얼릴 수는 있지만 떫은맛이 남습니다. 실온에서 말랑하게 익힌 뒤에 얼리세요.
Q. 단감도 이렇게 얼려 먹을 수 있나요?
A. 단감은 아삭하게 먹는 감이라 얼리면 식감이 달라집니다. 이 방법은 말랑하게 익은 연시·홍시에 맞습니다.
Q. 녹았다가 다시 얼려도 되나요?
A. 한 번 녹으면 물이 생기고 맛이 떨어집니다. 먹을 만큼만 꺼내 드세요.
마무리
터진 연시 하나 버리는 게 별일 아닌 것 같아도, 한 상자 사면 꼭 몇 개씩 나옵니다. 이제는 버리지 말고 봉지에 하나씩 넣어 냉동실로 보내 보세요. 가을엔 셔벗으로, 한여름엔 시원한 아이스홍시로 두 번 즐길 수 있습니다.
연시를 처음부터 잘 고르는 법은 청도반시 연시 고르는 법에, 남은 과일을 졸여 먹는 방법은 사과조림 만드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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