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버섯 꼬치전, 계란옷이 안 벗겨지는 순서가 있습니다

명절 전날 저녁, 거실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전기 프라이팬을 올리던 풍경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중에서도 꼬치전은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음식인데, 저도 처음 몇 해는 번번이 망쳤습니다. 버섯 줄기가 쪼개지고 계란옷이 벗겨진 꼬치를 접시에 담으면서 '이게 왜 이렇게 어렵지?' 싶었습니다. 지금은 세 가지만 지키면 실패 없이 만들 수 있다는 걸 압니다.

꼬치용 느타리버섯으로 부친 추석 꼬치전



꼬치전 버섯 손질,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느타리버섯 꼬치전에서 가장 먼저 정할 것은 버섯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소포장 느타리로 꼬치를 만들려고 하면 줄기가 가늘어 자꾸 빠지고 모양이 무너집니다. 꼬치전에는 줄기가 굵고 길게 자란 꼬치용 느타리버섯이 좋습니다. 햄이나 맛살과 나란히 꽂아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명절 앞이면 시장 채소 가게에 상자째 들어오고, 저는 해마다 그중 줄기가 곧은 것으로 골라 한 상자씩 챙겨 옵니다. 상자 고르는 법은 꼬치용 느타리 고르는 법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손질의 핵심은 살짝 데치기입니다. 저도 처음엔 생버섯을 그대로 꽂았는데, 꼬치를 밀어 넣을 때마다 줄기가 쩍쩍 갈라졌습니다. 그때 옆 가게 사장님이 알려주신 방법이 끓는 물에 버섯을 잠깐만 넣었다 빼는 것이었습니다. 버섯이 살짝 말랑해지면서 꼬치가 부드럽게 들어가고, 부칠 때 물도 훨씬 덜 나옵니다. 오래 삶는 게 아니라, 넣었다가 숨이 살짝 죽으면 바로 건지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데친 뒤에는 물기를 꼭 짜야 합니다. 깨끗한 면포나 행주에 싸서 눌러 짜면 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밀가루가 제대로 붙지 않고, 부칠 때 기름이 튀면서 계란옷이 벗겨집니다. 제 경험상 이 단계를 건너뛴 날은 어김없이 속살 드러난 꼬치가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손이 조금 더 가더라도 꼭 지키시길 권합니다(출처: 램프쿡 - 느타리버섯 손질요령).

밀가루는 얇게, 털어낼수록 잘 붙습니다

재료 (꼬치 8~10개 기준)
꼬치용 느타리버섯 10~12개, 맛살 4~5줄, 햄 1/2개, 쪽파 한 줌(또는 부추), 김밥용 단무지 2~3줄(선택), 밀가루 3~4큰술, 달걀 3개, 소금 약간, 식용유 넉넉히, 나무 꼬치

꼬치를 다 꽂고 나면 밀가루를 묻힐 차례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두껍게 입혀야 계란옷이 잘 붙겠지" 하고 생각하시는데,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가루가 뭉친 자리에서 계란옷이 들고 일어나고, 부쳐도 겉이 울퉁불퉁하게 터집니다.

밀가루는 꼬치 앞뒤로 가볍게 묻힌 뒤, 꼬치를 손으로 잡고 탁탁 털어서 여분의 가루를 날려주세요. 표면에 얇게만 남아 있어야 달걀물이 고르게 붙습니다(출처: 아시아경제 - 쇠고기 버섯 꼬치전).

재료를 끼울 때는 색 배열도 신경 쓰면 좋습니다. 느타리버섯(흰색), 햄(분홍), 맛살(주황), 단무지(노랑), 쪽파(초록)를 번갈아 꽂으면 접시에 담았을 때 훨씬 먹음직스럽습니다. 쪽파나 부추로 꼬치 아랫부분을 한 번 묶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출처: 만개의레시피 - 간단하게 꼬치전).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꼬치용 느타리버섯을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고, 밑동의 지저분한 부분만 잘라낸다. 줄기가 두꺼운 것은 세로로 반 가른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버섯을 잠깐 데친 뒤, 건져서 물기를 꼭 짠다.
  3. 햄, 맛살, 단무지, 쪽파를 버섯 줄기 길이에 맞춰 잘라둔다.
  4. 꼬치에 색이 번갈아 보이도록 재료를 끼운다.
  5. 밀가루를 앞뒤로 묻히고 여분의 가루를 털어낸다.
  6. 소금을 약간 넣고 푼 달걀물에 꼬치를 담가 옷을 입힌다.

불은 끝까지 중불, 이게 마지막 비결입니다

꼬치전을 부치다 보면 "지금 불이 맞나?" 하고 헷갈리는 순간이 꼭 옵니다. 느타리버섯 요리를 검색하면 볶음 레시피가 먼저 나오는데, 볶음은 버섯에서 물이 나오기 전에 빨리 익히려고 센 불을 씁니다. 그런데 이걸 꼬치전에 그대로 따라 하면 계란옷은 타버리고 속 햄은 차가운 채로 남습니다.

계란옷을 입힌 전은 중불이 기본입니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충분히 달군 뒤 중불로 맞추고, 꼬치를 올려 한 면이 노릇하게 굳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급하다고 불을 올리면 겉이 노릇해지기 전에 탑니다. 반대로 불이 너무 약하면 계란옷이 기름을 많이 먹어 느끼해집니다.

한 면이 굳으면 뒤집어서 같은 방식으로 익히고, 다 부친 꼬치는 키친타월 위에 올려 기름을 빼줍니다. 마지막으로 꼬치 끝을 가위로 같은 길이로 정리하면 접시에 담았을 때 훨씬 단정해 보입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이 가위질 하나로 명절 상 차림새가 확 달라졌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꼬치용 느타리버섯과 일반 느타리버섯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꼬치용은 줄기가 굵고 길게 자란 것을 한 개씩 상자에 담아 파는 것이고, 일반 느타리는 여러 개가 한 덩어리로 붙은 소포장이 많습니다. 일반 느타리로 꼬치를 만들면 줄기가 가늘어 자꾸 빠지고 모양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명절 앞이면 시장 채소 가게에서 상자째 구할 수 있습니다.

Q. 버섯을 데치면 맛이 빠지지 않나요?

A. 잠깐 넣었다 빼는 정도라 맛이 크게 빠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생버섯을 그대로 쓰면 부칠 때 물이 나와 계란옷이 벗겨지는 문제가 더 큽니다. 데친 뒤 물기를 꼭 짜면 옷이 훨씬 잘 붙습니다.

Q. 밀가루 대신 부침가루를 써도 되나요?

A. 써도 됩니다. 다만 부침가루에는 간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달걀물에 소금을 따로 넣으면 짜질 수 있습니다. 햄과 맛살에도 간이 있으니 소금은 아주 조금만 넣으세요.

Q. 불이 너무 약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A. 계란옷이 천천히 익으면서 기름을 많이 먹습니다. 그러면 키친타월로 기름을 빼도 느끼함이 남습니다. 중불을 유지하면서 한 면이 굳은 걸 확인한 뒤 뒤집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Q. 새송이버섯으로 만들어도 되나요?

A. 됩니다. 새송이는 두께를 맞춰 써는 게 중요한데, 그 방법은 새송이버섯 꼬치전 만드는 법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느타리버섯 꼬치전은 재료보다 손질과 불 조절이 결과를 가르는 음식입니다. 버섯을 살짝 데쳐 물기를 꼭 짜고, 밀가루는 얇게만 남기고, 불은 끝까지 중불로 지키는 것. 이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처음 만드는 분도 속살이 드러나지 않는 반듯한 꼬치전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올해 명절에 한 번 직접 해보시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참고: 만개의레시피 - 간단하게 꼬치전 / 아시아경제 - 오늘의 레시피 쇠고기 버섯 꼬치전 / 램프쿡 - 느타리버섯 조리법·손질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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