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시금치나물 무침, 물기를 너무 짜면 맛이 빠집니다
시금치나물이 질기고 맛이 겉돌았다면, 데치는 시간보다 먼저 물기 짜는 손을 의심해 보세요. 명절이 끝나면 시장에서 손님들께 "시금치나물이 왜 이렇게 질기냐"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사연을 들어 보면 거의 다 같은 데서 갈렸습니다. 그 이야기와 함께 차례상에 올릴 시금치나물 만드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끓는 소금물에 30초~1분만 데치고 바로 찬물에 헹구세요. 물기는 초록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멈추세요. 뿌리 쪽 빨간 부분은 버리지 마세요. 차례상용은 마늘과 파를 빼고 소금, 참기름, 깨만으로 무치면 됩니다.
재료 (시금치 1단 기준)
- 시금치 1단 (손질 후 300~400g)
- 데칠 때 넣을 굵은소금 반 큰술
- 국간장 1큰술 (간 보며 조절)
- 다진 마늘 반 큰술
- 다진 대파 흰 부분 1큰술
- 참기름 1큰술
- 깨소금 1큰술
차례상에 올릴 거라면 마늘과 대파는 빼고, 국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하셔도 됩니다.
만드는 순서
- 손질하기 — 누렇게 변한 잎은 떼어 내고, 뿌리 쪽 빨간 부분은 칼로 흙만 살살 긁어 낸 뒤 그대로 둡니다. 큰 뿌리는 칼집을 넣어 두세 갈래로 나누면 고르게 익습니다. 시든 시금치는 찬물에 잠시 담가 두면 살아납니다.
- 데치기 — 깊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굵은소금을 넣어 끓입니다. 물이 펄펄 끓으면 뿌리 쪽부터 넣고 잎을 나중에 넣습니다. 잎이 연한 시금치는 30초 안쪽, 줄기가 굵은 시금치는 1분 안쪽이면 됩니다.
- 찬물에 헹구기 — 건지자마자 찬물에 넣어 열기를 빼고, 물을 갈아 가며 두세 번 헹굽니다. 늦게 식히면 남은 열로 계속 익어서 색이 누레집니다.
- 물기 짜기 — 두 손으로 공 쥐듯 가볍게 모아서, 물이 줄줄 흐르지 않을 만큼만 짭니다. 초록 물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면 거기서 멈추세요.
- 무치기 — 먹기 좋은 길이로 한두 번 자르고, 볼에 흩뜨리듯 담아 양념을 넣고 손끝으로 조물조물 무칩니다. 국간장은 반만 넣고 맛본 뒤 더하세요.
질긴 시금치나물은 대부분 손아귀에서 나옵니다
명절 앞이면 시장에서 시금치 단이 제일 먼저 동났습니다. 차례상 삼색나물에서 초록 자리는 시금치 말고는 대신할 게 마땅치 않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명절 끝나고 오신 손님들한테 나물 얘기를 참 많이 들었고, 그중 제일 많은 게 시금치나물이 질기고 맛이 없었다는 말이었습니다.
사연을 들어 보면 거의 비슷했습니다. 물기가 남으면 안 된다는 말만 듣고 있는 힘껏 쥐어짰다는 겁니다.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때까지요. 그렇게 짜면 시금치 맛이 그 초록 물에 다 빠져나갑니다. 남는 건 질긴 줄기뿐이고, 양념을 아무리 넣어도 맛이 겉돕니다.
그래서 저는 손님들께 이렇게만 말씀드렸습니다. 공 쥐듯이 가볍게, 초록 물이 나오면 멈추시라고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멈추는 때를 아는 겁니다. 물기가 조금 남는 게 너무 짜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하나 더, 뿌리 쪽 빨간 부분을 잘라 버리는 분이 많은데 그게 제일 단 부분입니다. 명절 앞 시금치는 값이 비싸서 한 단 사기도 아까운데, 제일 맛있는 데를 버리시는 게 늘 안타까웠습니다. 좋은 시금치 고르는 법은 시금치 고르는 법, 추석 앞엔 뿌리 색부터 보세요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데치는 시간은 시계보다 시금치를 보세요
레시피마다 시금치 데치는 시간이 30초부터 2분까지 제각각입니다. 저는 시간을 정해 두기보다 시금치를 보고 정하시라고 권합니다. 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이맘때 시금치는 겨울 시금치보다 줄기가 가늘고 연해서 30초면 충분할 때가 많습니다. 레시피에 적힌 시간대로 데쳤다가 흐물흐물해지는 경우가 그래서 생깁니다. 헷갈리시면 30초쯤 됐을 때 한 가닥 건져서 줄기를 만져 보세요. 숨이 죽었으면 바로 건지시면 됩니다.
차례상에 올릴 때는 이렇게
차례상 나물을 전날 밤에 미리 다 무쳐 두는 집이 많은데, 시금치는 무친 지 반나절만 지나도 물이 생기고 색이 누레집니다. 데쳐서 물기만 짠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상 차리기 직전에 무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마늘을 넣을지 말지로 고민하시는 분도 많은데, 정해진 법은 없습니다. 집안 방식대로 하시되, 헷갈리시면 소금과 참기름, 깨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삼색나물 나머지 두 가지도 같이 준비하신다면 고사리나물 볶음과 도라지무침을, 흰 나물을 숙주로 하는 집이라면 숙주나물무침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데친 시금치는 얼마나 두고 먹을 수 있나요?
A. 물기만 짠 상태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두면 하루 이틀은 괜찮습니다. 양념까지 한 나물은 되도록 그날 드시는 게 좋습니다.
Q. 물기를 덜 짰더니 그릇에 물이 고여요.
A. 무치기 전에 한 번 더 가볍게 짜 주시고, 양념은 먹기 직전에 하세요. 소금이나 간장이 닿으면 시간이 갈수록 물이 나오기 때문에, 미리 무쳐 두면 물이 더 고입니다.
시금치나물은 두 순간이 전부입니다. 데칠 때 시계 말고 시금치를 볼 것, 짤 때 초록 물이 나오면 멈출 것. 이번 추석엔 뿌리 빨간 부분은 살려 두고, 손아귀 힘은 살짝 빼 보세요.
참고: 만개의레시피 - 시금치무침 데치기 시간 / 만개의레시피 - 시금치나물 만드는법 / 새미네부엌 - 실패 없는 시금치 무침 / 우리의식탁 - 시금치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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